밤 10시. 층간소음 하면 대개 이 숫자부터 떠올리시죠. 법에 적힌 야간이 밤 10시부터인 건 맞아요. 그런데 저희 집엔 "몇 시부터"라는 기준이 따로 없어요.
법이 말하는 '야간'은 밤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예요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에 시각이 박혀 있어요. 주간 06:00~22:00, 야간 22:00~06:00. 다만 밤 10시는 기준이 시작되는 시각이 아니라 더 엄격해지는 시각이에요. 낮에도 기준은 그대로 걸려 있거든요.
- 뛰거나 걷는 소리(직접충격 소음)는 1분간 등가소음도로 주간 39dB / 야간 34dB
- TV나 음향기기 소리(공기전달 소음)는 5분간 등가소음도로 주간 45dB / 야간 40dB
- 순간적으로 크게 난 소리(최고소음도)는 주간 57dB / 야간 52dB인데, 1시간에 3회 이상 넘어야 초과로 봐요
시각과 소음도를 같이 보는 구조라 밤 11시라고 다 위반이 되지도, 낮 2시라고 안심할 수도 없어요. 다만 이 규칙은 범위와 기준을 정해둔 것이지, 숫자를 넘겼다고 곧바로 처벌이나 배상으로 이어지진 않아요. 앱으로 잰 수치도 공식 측정값은 아니고요.
그런데 생활수칙은 아이 노는 소리를 저녁 7시부터 줄이라고 해요
서울시 층간소음 생활수칙을 보면, 밤 10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엔 뛰거나 문을 크게 닫는 행위, 가구 끄는 행위, 망치질 같은 걸 피해달라고 해요. 그런데 아이들 소리는 다르게 적혀 있어요. 저녁 7시부터 9시 사이에는 책 읽기 같은 조용한 놀이를 권한다고요. 법이 야간이라고 부르는 시각보다 세 시간이 이릅니다.
행정기관 안내문 안에서도 두 숫자가 이렇게 벌어져 있어요. 법의 22시와 생활에서 조심을 시작하는 시각은 애초에 따로였던 셈이죠. 여기에 단지마다 다른 관리규약이 하나 더 붙고요.
그래서 "10시 전이니까 괜찮다"에서 말이 갈려요. 내는 쪽은 저녁 7시부터 아이를 못 뛰게 하는 건 무리라고 하고, 받는 쪽은 9시면 눕는 집에 10시가 면죄부로 쓰인다고 하죠. 저는 이 얘기에서 자유롭지 못해요. 제가 소리를 낸 집이었거든요.
낮에 엘리베이터에서 들은 말
아래층에 어르신이 사세요. 어느 날 낮에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는데, 저녁 늦은 시간에 아이가 뛰어다닌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언성을 높이신 것도, 몇 시라고 시각을 콕 집어 말씀하신 것도 아니었어요.
그 말을 듣고 "이 시간이면 괜찮은 줄 알았는데"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아들인데도 제가 주의를 더 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쪽이었죠. 부모의 부주의였어요.
저희 집은 9시를 말하지만, 시간으로 자르지는 않아요
지금 아이한테는 웬만하면 9시 이후엔 뛰지 말고 조심조심 다니라고 얘기해요. 법에 적힌 10시보다 이른데, 법을 보고 정한 숫자가 아니에요. 아래층에 어르신들이 사시고 일찍 주무실 테니까 그 시각이 된 거예요.
그런데 솔직히 저는 시간을 정해놓고 자르지 않아요. 9시 전엔 뛰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서, 평소엔 시간 얘기 없이 그냥 뛰어다니지 말라고 해요. 9시는 허용선이 아니라 마지노선에 가까워요.
"10시까진 감수하자"와 "10시는 이미 늦다" 중에 어느 쪽이라고는 답을 못 하겠어요. 시각을 고르는 대신 정도를 봐요. 아파트에 사는 이상 저한테도 윗집이 있고 아랫집이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은 아니에요. 정도가 심하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죠. 그 선까지 가지 않았다면 서로 조금씩만 양보해도 되는 일이 많다고 생각해요. 아래층이 특히 예민한 분이면 주의를 더 주고, 방음 바닥재를 깔아보는 것도 방법이겠죠. 써본 적은 없어서 완전히 없애준다고 말하긴 어렵지만요.
손님이 오는 날은 좀 달라요. 사람이 많으면 발소리도 웃음소리도 저 혼자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10시 이후엔 조심하자고 미리 말을 꺼내는 편이에요. 평소 아이한테 말하는 9시와 다르죠.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것
- 우리 단지 관리규약이나 게시판 안내문을 확인해보세요. 법과 별개로 단지마다 시간이 다르게 적혀 있어요.
- 아래층에 어떤 분이 사는지 알아두세요. 어르신인지 아기가 있는지에 따라 조심할 시각이 달라져요.
- 시각 대신 행동으로 정해보세요. 뛰기, 가구 끌기, 문 세게 닫기는 밤에만 조심할 일이 아니거든요.
- 이미 부딪혔다면 직접 찾아가기 전에 관리사무소에 먼저 알려보세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1661-2642) 전화 상담도 평일 낮에 열려 있어요.
몇 시부터 조심해야 하냐고 물으면 저는 이제 시각을 답하지 못해요. 대신 아래층이 몇 시에 눕는지를 먼저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이 글의 공식 기준은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2023. 1. 2. 시행)와 서울시 층간소음 생활수칙 안내를 참고했어요.